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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2026년 6월호] ① 안보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국방예산의 역할과 방향 | |||||
| 작성자 | 재정정보분석부 | 등록일 | 2026-06-29 | 조회수 | 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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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보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국방예산의 역할과 방향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연구위원 ![]() ![]() 들어가며: 다시 쓰이는 안보의 방정식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평화가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수많은 호국영령의 희생 위에 서 있음을 되새기는 시간이다. 그 헌신을 기리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다시는 같은 희생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평화를 굳건히 지켜내고 그 의지를 구체적인 재정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국방예산은 바로 그 약속이 숫자로 표현된 영역이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다짐과 그 비용을 어떻게 마련하고 어디에 쓸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 곧 국방예산에 담겨있다. 2026년 한국이 마주한 안보환경은 어느 한 방향의 위협으로 단순화하기 어렵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라는 상수 위에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위협은 다층적이고, 동맹의 셈법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2025년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NATO 정상회의였다. 32개 회원국은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즉 핵심 군사비 3.5%에 인프라·사이버 등 국방 관련 비용 1.5%를 더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합의했다. 2014년 합의된 2% 목표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유럽의 재무장은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예산으로 뒷받침되는 현실이 되었고, 동맹국 전반으로 방위비 증액 압박이 확산되고 있다. GDP 대비 국방비가 2.8% 안팎인 한국 역시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안보환경의 변화는 결국 재정의 문제로 귀결된다. 위협이 늘면 대응 비용이 늘고, 그 비용을 어떻게 조달하고 어디에 배분하느냐가 곧 국가의 전략이 된다. 국방예산은 단순한 지출 항목이 아니라, 변화하는 안보환경에 대한 국가의 응답이 가장 구체적인 숫자로 드러나는 영역이다. 이 글에서는 2026년 국방예산이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응답했는지 살펴보고, 자주국방의 원천으로서 국방재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2026년 국방예산의 구조와 메시지 2026년도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7.5% 증가한 65조 8,642억 원으로 확정되었다. 정부 제출안(66조 2,947억 원, 8.2% 증가)에서 국회 심의를 거치며 4,305억 원이 감액되었으나, 증가율 7.5%는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6년 정부 총지출이 전년 대비 8.1% 늘어난 727.9조 원으로 편성되는 한편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 원의 지출구조조정이 단행된 점을 함께 보면, 재정 건전화 압박 속에서도 국방을 우선순위에 둔 정부의 의지가 분명하게 읽힌다. 예산의 무게중심은 미래 군사력 건설에 있다. 무기 체계 획득·개발에 쓰이는 방위력개선비는 전년 대비 11.9% 증가한 19조 9,653억 원으로, 군 운영을 담당하는 전력운영비(45조 8,989억 원, 5.8% 증가)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늘었다. 방위력개선비의 가파른 증가는 한국의 국방예산이 ‘유지’에서 ‘도약’으로 축을 옮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부 사업을 보면 방향성이 더 뚜렷하다.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체계(킬체인-KAMD-KMPR) 예산은 7.3조 원에서 약 8.8조 원으로 21.3% 확대되었고, KF-21 보라매의 최초 양산, 광개토-Ⅲ Batch-Ⅱ, C-130H 성능개량 등 핵심 전력이 반영되었다. 첨단강군을 뒷받침하는 국방연구개발(R&D) 예산은 19.4% 늘어난 5조 8,396억 원으로 편성되어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첨단항공엔진·스텔스 등 도전적 기술과 국방우주 분야 투자가 확대되었다. 또 하나 주목할 대목은 사람에 대한 투자다. 인구구조 변화로 병역자원이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안정적 군 인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이에 당직 근무비 인상, 소령·4급 군무원 직책수행경비 신설, 단기복무장려금 확대, 장기복무 유도를 위한 적금 신설 등 간부 처우 개선이 폭넓게 반영되었다. 첨단 무기체계가 아무리 정교해도 이를 운용할 숙련 인력이 없으면 전력화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처우 개선은 복지 지출인 동시에 전력 투자의 성격을 갖는다. 요약하면 2026년 국방예산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다층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양적으로 증액하되, 그 재원을 첨단전력과 기술, 그리고 사람에 집중 배분한다는 것이다. 자주국방의 원천: K-방산과 국방재정의 선순환 국방예산을 바라보는 전통적 시각은 ‘소모성 비용’이다. 안보는 공공재이고 그 비용은 치러야 하지만 회수되지 않는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K-방산의 부상은 이 등식을 다시 쓰게 만들고 있다. 2025년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154억 달러(약 23조 원)로, 전년(95억 달러) 대비 60% 넘게 증가하며 급증했다. 수출 대상국은 2022년 7개국에서 2025년 16개국으로 늘었고, 폴란드·루마니아·사우디아라비아·베트남·페루 등으로 시장이 다변화되었다. 주요 방산기업 5개사의 수주잔고는 2025년 3분기 말 약 90조 원으로 2020년의 세 배 가까운 수준까지 쌓였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26년 방산 수출이 27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정부는 2030년까지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재정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국내 획득과 수출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국방예산으로 무기체계를 개발·양산하면, 그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과 양산 경험, 운용 실적이 수출 경쟁력의 토대가 된다. KF-21의 양산 본격화가 수출 잠재력으로 평가받는 것이나, K9 자주포·K2 전차가 해외에서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것 모두 국내 소요와 국방 R&D 투자가 선행되었기에 가능했다. 다시 그 수출은 기업의 매출과 고용, 법인세수로 이어지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국내 도입 단가를 낮춰 예산의 효율을 다시 높인다. 국방예산-국방 R&D-방산 수출이 하나의 선순환 고리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는 국방 지출을 ‘공공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맞닿아 있다. 자산을 남기지 않고 그 해 소진되는 지출은 소비이지만, 미래에 더 큰 편익과 가치를 창출하는 지출은 투자다. 국방 R&D와 방산 생태계에 대한 지출은 안보라는 본연의 편익에 더해 산업 경쟁력과 세입 기반 확충이라는 부가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투자형 지출’의 성격이 짙다. 자주국방의 원천은 결국 스스로 무기를 설계하고 만들 수 있는 산업적 기반에 있으며, 그 기반은 재정의 꾸준한 선투자 없이는 형성되지 않는다. 국방예산의 방향: 억지의 비용에서 미래의 투자로 그렇다면 변화하는 안보환경 속에서 국방예산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네 가지를 짚고자 한다. 첫째, 양적 증액을 넘어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 NATO의 GDP 대비 5% 합의가 보여주듯 국방비의 절대 규모를 둘러싼 국제적 압박은 거세질 것이다. 그러나 GDP 대비 비율이라는 투입 지표만으로는 안보를 살 수 없다. 2026년 예산이 방위력개선비와 R&D를 운영비보다 빠르게 늘린 것처럼, 한정된 재원을 첨단전력과 기술, 그리고 우주·사이버·AI 등 미래 영역에 우선 배분하는 질적 재설계가 관건이다. 이는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의 전환’이라는 국가 전략의 방향과도 일치한다. 둘째, 획득-R&D-수출의 선순환을 제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무기체계의 국내 개발과 수출이 단절되지 않고 서로를 견인하도록, 수출을 전제한 표준화·모듈화 설계, 후속 군수지원(MRO)과 현지화 역량, 방산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재정 지원이 함께 가야 한다. 단품 수출에서 운용·정비·현지 생산으로 무게가 옮겨가는 이른바 ‘K-방산 2단계’ 국면에서, 재정의 역할은 단순한 개발비 지원을 넘어 산업 생태계 전반을 떠받치는 마중물로 확장되어야 한다. 셋째, 성과 중심 재정운용 원칙이 국방 분야에도 일관되게 적용되어야 한다. 국방예산은 규모가 크고 사업 주기가 길며, 보안성으로 인해 외부 검증이 제한되는 특성이 있다. 그만큼 ‘얼마를 썼는가’가 아니라 ‘전력화와 안보 성과로 얼마나 이어졌는가’를 묻는 평가 체계가 중요하다. 사업의 적기 추진과 집행 효율, 전력화 이후의 운용 성과를 추적하고 환류하는 구조가 뒷받침될 때 증액된 국방예산은 비로소 실질적인 억지력으로 전환된다. 넷째, 동맹 부담과 재정건전성 사이의 균형을 정교하게 관리해야 한다. 방위비 분담, 미국산 무기 구매 요구, 동맹 차원의 방위비 증액 압박은 한국 재정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GDP 대비 국가채무가 50%를 넘어선 상황에서, 국방예산의 증액은 다른 분야와의 우선순위 조정 그리고 무엇보다 지출의 효과성 제고를 통해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외형적 비율을 맞추기 위한 증액이 아니라, 우리 안보 수요와 산업 전략에 부합하는 자율적이고 전략적인 배분이 요구된다. 맺음말: 자주국방은 곧 재정의 선택이다 국방예산은 위협에 대한 국가의 가장 정직한 응답이다.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지키려 하는지가 숫자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2026년 국방예산은 다층적 안보환경의 변화 앞에서 양적 증액과 질적 집중을 함께 택했고, K-방산의 도약은 국방 지출을 소모성 비용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로 다시 정의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좋은 방향이 좋은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증액된 예산이 실제 전력으로, 산업 경쟁력으로, 나아가 세입 기반의 확충으로 이어지려면 집행 단계의 효율과 성과 중심의 환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자주국방의 원천은 첨단 무기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산업과 기술, 그리고 이를 길러내는 재정의 일관된 선택에 있다. 변화하는 안보환경 속에서 국방예산이 ‘억지의 비용’을 넘어 ‘미래의 투자’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호국보훈의 달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오늘의 평화가 결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국방예산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피와 땀을 헛되지 않게 만드는 약속이며, 국방기술 혁신과 선진강군 육성으로 그 희생에 응답하는 국가의 의지다. 굳건한 안보 위에서만 미래를 향한 도약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잘 쓰인 국방예산은 과거의 희생을 기리는 동시에 다음 세대의 평화를 준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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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부파일 |
2026년 월간 나라재정 6월호_재정칼럼(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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