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Menu Open
재정Bee소개 채용정보 공지사항 보안뉴스 조직도
열기 닫기

발간자료

[2026년 4월호] ① 중동발 에너지 위기와 2026년 추경
제목 [2026년 4월호] ① 중동발 에너지 위기와 2026년 추경
작성자 재정정보분석부 등록일 2026-04-30 조회수 53
내용
%EB%82%98%EB%9D%BC%EC%9E%AC%EC%A0%95%EC%9E%AC%EC%A0%95%EC%B9%BC%EB%9F%BC_4%EC%9B%94%ED%98%B8_12.jpg
 

 

중동발 에너지 위기와 2026년 추경


단기 충격 완화를 넘어 에너지 전환 가속화의 계기로




이태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에너지안보정책연구실 실장)



 

%EC%9E%AC%EC%A0%95%EC%B9%BC%EB%9F%BC21.png
왜 이 추경인가

 


호르무즈 해협이 막혔다.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가 해협 봉쇄를 선언하면서,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가 사실상 차단됐다. 봉쇄 38일째인 4월 6일 현재, 해협 통과 선박량은 평시 대비 80~90% 감소한 상태다. 브렌트유는 전쟁 전 72달러에서 3월 한 달 만에 63% 급등하여 118달러를 찍었고, 두바이유는 3월 19일 배럴당 166달러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IEA 비롤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를 52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차질로 규정하고, 역대 최대인 4억 배럴의 비축유 공동방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비축유 방출 직후 일시적으로 87달러 아래로 하락했던 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넘어선 데서 알 수 있듯, 해협이 물리적으로 열리지 않는 한 가격 안정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5%에 달하는 한국에 이것은 단순한 유가 변동이 아니라 구조적 취약성이 다시 한번 드러나는 사건이다. OECD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가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경을 역대 최단기간에 편성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번 위기는 무엇이 다른가


이번 위기에는 과거와 구별되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송이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이란의 카타르 가스 시설 공격으로 카타르에너지는 한국 등 4개국에 LNG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3월 초와 중순 두 차례에 걸친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라스 라판·메사이드 가스 시설이 피격되었고, 카타르 측은 연 1,280만 톤의 수출 능력이 가동 중단됐으며 복구에 3~5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밝혔다. JKM LNG 선물은 전쟁 전 MMBtu당 10.7달러에서 22.35달러로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정부의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원유 ‘경계’, 천연가스 ‘주의’로 격상되었는데, 원유 ‘경계' 단계에서는 공공부문 차량 2부제 의무화, 나프타 수출 금지, 원자력·석탄 발전 확대 등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 조치가 병행된다. 이번 전쟁은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자원안보 위기경보 체계를 가동하는 계기가 되었다.

둘째,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까지 수급 불안에 빠져 있다. 나프타 가격은 전쟁 전 톤당 590~640달러에서 4월 초 1,127달러로 거의 두 배가 뛰었다. 한국의 나프타 수입 중 77%가 중동산이며, 국내 재고는 10~15일분에 불과하다. 여천NCC가 업계 최초로 불가항력을 선언했고, NCC 평균 가동률은 80%에서 55~60%로 급락했다. 한국은 세계 4위 석유화학 생산국이다. 나프타 수급 불안은 한국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다.

셋째, 위기의 지속 기간을 예측하기 어렵다. 중동 지역 9개국 이상에서 40개 이상의 에너지 자산이 물리적으로 손상되었다. 전쟁이 중단되더라도 파괴된 인프라의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비축유는 시간을 사는 도구일 뿐, 근본적인 공급 정상화와는 다른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추경이 담고 있는 세 가지 축


이번 추경의 핵심 구조를 정리하면 세 가지 축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축은 단기 충격 완화다. 가장 큰 비중인 10조 4,000억 원이 고유가 부담 경감에 투입된다. 석유 최고가격제 운영과 나프타 수급 안정에 5.2조 원, 소득 하위 70% 국민 3256만 명에게 1인당 10만~60만 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으로 4조 8,000억 원, K-패스 반값 할인·농기계 유가연동보조금 등 대중교통·농어민 지원에 4,000억 원이 편성됐다. 그중 석유 최고가격제는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29년 만에 부활한 것으로, 3월 13일 1차 가격 고시(휘발유 리터당 1,724원)에 이어, 3월 27일 2차 고시에서는 국제유가 추가 상승을 반영해 1,934원으로 인상됐고, 유류세 인하도 휘발유 7%에서 15%, 경유 10%에서 25%로 확대됐다. 경제학적으로 가격상한제는 수요 억제 유인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으나, 공급 충격이 극심한 현재 상황에서 단기 긴급 처방으로서의 불가피성은 인정된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지방으로 갈수록, 취약계층일수록 더 두텁게 지원하는 차등 구조를 택했고, 지역화폐로 지급하여 지역상권 활성화까지 연계했다.

 

 

 


 

%EC%9E%AC%EC%A0%95%EC%B9%BC%EB%9F%BC1.png


두 번째 축은 취약계층 보호다. 에너지 위기는 소득이 낮을수록 더 아프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가구에너지패널조사에서도 이 점은 일관되게 확인된다. 추경은 등유·LPG를 쓰는 저소득 20만 가구에 에너지바우처 5만 원 추가, 시설농가 5만 4,000곳과 어업인 2만 9,000명에 유가연동보조금 546억 원(보조비율 50%→70% 상향), 영세 화물선사에 선박용 경유 초과분 50~70% 보조 등 여러 겹의 안전망을 깔았다. 고용유지지원금 대상도 3만 8,000명에서 4만 8,000명으로 늘려 석유화학 등 업계의 고용 충격을 완화한다.

 


 

%EC%9E%AC%EC%A0%95%EC%B9%BC%EB%9F%BC51.png


세 번째 축은 산업 피해 최소화와 에너지·신산업 전환이다. 산업 피해 대응과 공급망 안정에 3조 원, 에너지 전환·신산업에 1조 원이 배정되었다. 수출기업 물류 애로 해소를 위해 수출바우처를 7,000개에서 1만 4,000개로 두 배 확대하고, 수출 정책금융 7조 1,000억 원을 공급하여 기업의 자금경색 해소에 나섰다. 나프타 수입비용 일부 지원에 6,700억 원이 편성된 것은, 나프타가 원유와 달리 전략비축이 존재하지 않는 구조적 취약점을 보여준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나프타 수급 안정 예산이 2,000억 원 이상 증액된 것도 이 문제의 시급성을 반영한다. 정부가 나프타를 경제안보품목으로 지정하고 수출 제한까지 발동한 것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석유 비축 130만 배럴 확대(2,000억 원), 희토류 재자원화 시설 확충(81억 원)과 요소 수입선 다변화(39억 원)도 포함됐다.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지원을 역대 최대인 1조 1,000억 원으로 확대하고, 햇빛소득마을 대규모 확산(150→700개소),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보급(10만 가구, 250억 원), AI 분산형 전력망 조성 확대(20→30개소, 588억 원), 전기화물차 추가 보급(900억 원) 등이 포함됐다. 재원은 초과세수 25조 2,000억 원과 기금 1조 원을 활용해 추가 국채를 발행하지 않았고, 오히려 1조 원을 국채 상환에 돌렸다.

 


%EC%9E%AC%EC%A0%95%EC%B9%BC%EB%9F%BC61.png
 


추경 이후의 장기적인 정책: 에너지 전환 가속화의 레버리지

 


추경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추경이 쓰인 이후의 모습이다. 위기를 구조 전환의 레버리지로 삼을 때, 재정의 효과가 극대화된다. 역사가 이를 뒷받침한다. 1973년 오일쇼크 이후 일본은 에너지원단위1)를 12년 만에 30% 개선했고, 2022년 러시아발 위기 이후 EU는 REPowerEU로 재생에너지 목표를 42.5%로 상향했다. 두 사례 모두 위기를 계기로 에너지 체질을 바꾼 경우다. 한국은 지금 그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번 추경에서 가격 보조 성격의 지출(약 10조 원)은 당장의 고통을 줄이는 데 꼭 필요하다. 그러나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것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는 유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에너지·신산업 전환 1조 원의 활용 방식에 있다.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와 전기화물차 보급이 단기 보조와 병행될 때, 보조금의 효과가 중장기 투자로 전환될 수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산업부문 에너지진단 개선 활동의 투자 회수기간 중앙값은 약 2.2년이며, 고유가 시기에는 더 짧아진다. 효율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뜻이다.

공급망 다변화도 시급하다. 한국은 원유의 70%, 나프타의 77%를 중동에 의존한다. 추경의 석유 비축 확대와 나프타 수입비용 지원은 출발점이지만, 해외자원개발 투자 확대, 비중동 LNG 장기계약 확대, 나프타 전략비축 도입 검토가 후속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 특히 카타르 LNG 불가항력 선언으로 KOGAS의 장기계약 물량 연 610만 톤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LNG 도입선 다변화는 더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KOGAS가 미국·호주·캐나다 등 비중동 물량을 확보해 둔 것은 다행이지만, 스팟 LNG 가격 급등에 따른 가계·산업용 가스비 인상은 불가피하며 이에 대한 재정적 대비도 필요하다. 원유는 60일분의 비축유가 있고 IEA 공조 메커니즘도 작동하지만, 나프타에는 이러한 안전장치가 없다는 사실이 이번 위기의 핵심 교훈 중 하나다.

고유가 시기야말로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전환에 투자할 골든타임이다. 에너지 비용이 높을수록 효율 투자의 경제적 타당성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추경에 석유화학·철강 고부가 전환 기술컨설팅(90→160개)과 데이터센터 실증(140억 원), 스마트공장 AX 선도(750억 원) 등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포함된 것은 이 방향과 맞닿아 있으나, 규모 면에서 단기 가격 지원의 1/12 수준이라는 점은 본예산에서 보완되어야 한다.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전환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해외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곧 안보이고, 그 수단이 재생에너지·원자력·ESS의 병행 확대다. 추경에서 재생에너지 설비를 역대 최대로 늘리고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이라는 분산형 발전 모델을 도입한 것은 에너지 자급률 제고라는 안보 논리와 맞닿아 있다. 동시에, 정부가 석탄발전과 원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전력 수급 안정을 꾀하고 있는 것도 현실적 대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원자력·ESS를 조합한 현실적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반복되는 외부 충격에 대한 근본적 방어선이 될 것이다.

 

 

 


1) 에너지원단위: 일정한 생산량이나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양



 

맺음말: 고유가는 위기이자 기회

 

이번 추경은 단기 충격 완화, 취약계층 보호, 에너지 전환이라는 세 축이 균형 있게 담긴 결과물이다. 국채 발행 없이 초과세수로 편성하고 1조 원을 국채 상환에 돌린 재정 규율도 인정할 부분이다. 4월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재석 244인, 찬성 214인). 국회 심의 과정에서 대중교통 반값 할인 확대, 농기계 유가연동보조금 신설 등에 6,000억 원을 증액하되 정책펀드·융자 등에서 동액을 감액해 '빚 없는 추경' 기조를 유지했다. 이제 신속한 집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재정 지출이 진정한 효과를 내려면, 위기 대응 재정이 에너지 구조 전환이라는 중장기 투자와 연결되어야 한다. 석유 최고가격제와 피해지원금은 불이 번지는 것을 막는 소화기다. 그러나 다음 불을 예방하려면 건물의 내화 구조를 바꿔야 한다.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충, 공급망 다변화, 에너지 효율 투자, 원자력 활용, 산업의 연료 전환이 바로 그 내화 구조에 해당한다.

 

 

 

%EC%9E%AC%EC%A0%95%EC%B9%BC%EB%9F%BC71.png
 

1970년대 오일쇼크, 2022년 러시아발 위기, 그리고 지금의 중동 전쟁은 모두 같은 교훈을 반복하고 있다.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외부 충격 앞에서 경제 전체를 취약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위기가 장기화되면 추가 재정 소요가 불가피하고, 석유 최고가격제의 정유사 손실 보전 규모는 유가 수준에 따라 크게 변동할 수 있다. 위기 대응의 재정 여력을 유지하면서도 구조 전환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향후 재정 운용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고유가는 위기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 에너지 시스템이 체질을 바꿀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 이번 추경이 그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첨부파일


  • 담당부서 : 재정정보분석부
  • 전화번호 : 02-6908-8632
  • 담당자 : 김**

Q.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어느 정도 만족하셨습니까?

평균 5.0점 / 3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