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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호] ② 2027년도 예산안과 지출구조조정
제목 [2026년 9월호] ② 2027년도 예산안과 지출구조조정
작성자 재정정보분석부 등록일 2026-09-23 조회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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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도 예산안과 지출구조조정


우석진 명지대학교 경상·통계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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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의 변화’


2027년 예산안은 겉으로만 보면 강한 확장재정이다. 총지출은 820조 9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12.8% 늘어난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정부가 다시 재정을 크게 확대했다는 평가가 먼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예산안은 지출 총액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새로운 지출을 늘리는 동시에 기존 사업을 대폭 정리하고, 그 재원을 성장과 미래 대응 분야로 옮겼기 때문이다. 이번 예산안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재정의 크기만이 아니라 재정의 구성을 얼마나 바꾸려 했느냐이다.


재정사업은 한번 만들어지면 없애기가 쉽지 않다. 사업이 시작되면 수혜자와 이해관계자가 생기고, 담당 조직과 예산 항목도 함께 고착된다. 정책 성과가 낮아져도 폐지보다는 축소가 쉽고, 축소보다는 현상 유지가 더 쉽다. 


이런 관성이 누적되면 새로운 정책 수요가 생길 때마다 기존 사업 위에 새 사업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된다. 전체 예산은 커지지만 정작 필요한 곳으로 돈을 옮길 수 있는 여지는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2027년 예산안의 지출구조조정은 눈에 띈다. 정부는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재량지출 38조6천억 원을 절감하고, 전체 사업의 10%가 넘는 2,100여 개 사업을 폐지했다. 동시에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구조를 55년 만에 개편하는 등 경직적인 지출구조에도 손을 댔다. 단순한 삭감이라기보다 과거에 정해진 지출의 우선순위를 다시 평가하고, 그 재원을 새로운 정책 분야로 옮기려는 시도다.


지출구조조정의 의미는 정부가 돈을 적게 쓰는 데 있지 않다. 경제와 사회의 변화에 맞춰 돈을 다시 배분하는 데 있다. 인구구조가 달라지고 산업의 중심이 AI와 첨단기술로 이동하는데도 10년 전, 20년 전에 만들어진 사업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그 자체가 재정의 비효율일 수 있다. 구조조정은 과거의 우선순위를 현재와 미래의 우선순위로 교체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호황기의 세수, 미래를 위한 재원으로


이번 예산안에서 이런 재배치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세수 증가가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법인세와 소득세 수입이 크게 늘면서 국세 수입은 584조4천억 원으로 전망됐다. 총수입은 880조8천억 원에 이른다. 


총지출을 크게 늘리고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0.1% 수준으로 축소되고, 국가채무 비율도 48.3%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출은 크게 늘지만, 재정지표는 오히려 개선되는 구조다. 그러나 바로 이런 때일수록 재정운용은 더 신중해야 한다. 반도체처럼 경기변동이 큰 산업에서 발생한 세수 증가를 모두 반복적인 지출로 전환하면 업황이 꺾였을 때 문제가 생긴다. 세수는 줄어도 한번 만들어진 지출은 쉽게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모두 소비하기보다 일부는 미래 투자에 쓰고, 일부는 재정의 완충장치로 남겨 둘 필요가 있다.


미래대응기금은 그런 문제를 의식한 장치다. 최근 10년 내국세 추세를 웃도는 추가세수 162조 3천억 원을 활용해 그중 45조4천억 원은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분야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여유자금으로 운용한다는 구상이다. 세입이 좋은 시기의 재원을 전부 당장 소진하지 않고 일부는 장기적인 투자와 세수 변동 대응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성과평가로 재정사업을 다시 보다


지출구조조정은 예산편성 단계에서 몇 조원을 줄였다고 선언하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어떤 사업을 왜 줄일 것인지, 어떤 사업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평가체계가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2026년 처음 전면 실시된 통합재정사업 성과평가는 이번 구조조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사례다.


과거에는 각 부처가 자신이 담당하는 사업을 스스로 평가했다. 이 구조에서는 평가가 관대해질 가능성이 높았고, 결과가 실제 예산편성과 충분히 연결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반복됐다. 최근 5년간 미흡사업 비율도 15~16% 수준에서 거의 고착됐다. 이에 따라 2026년부터는 재정당국과 외부 전문가가 전 부처 사업을 직접 평가하고, 평가결과를 다음 연도 예산요구와 연결하는 통합평가 방식으로 바뀌었다.


통합평가는 2,487개 사업, 185조 4천억 원 규모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평가는 단순히 집행률을 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네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 사업에 국가재정을 계속 투입할 필요가 있는가, 사업계획은 적정한가, 집행은 효율적인가, 실제 성과를 만들어냈는가이다. 민간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대신할 수 있는지, 다른 사업과 기능이 중복되는지, 정책목표와 사업내용이 맞는지, 실제 성과가 근거자료로 확인되는지도 함께 봤다. 결과는 이전보다 훨씬 엄격했다. 2,487개 사업 가운데 858개가 감액, 40개가 통합, 3개가 폐지 판정을 받았다. 이들을 합하면 901개 사업, 전체의 36.2%가 지출구조조정 대상이다. 


해당 사업의 예산규모는 55조 1천억 원, 절감 예상액은 약 7조 7천억 원이다. 과거 자율평가에서 최근 5년간 미흡 판정 비중이 평균 15.8%였던 것과 비교하면 평가의 강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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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의 필요성과 성과를 따진 구조조정


중요한 것은 숫자보다 개별 사례에서 드러나는 판단의 기준이다. 공무원 통근버스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1978년부터 정부청사 공무원의 출퇴근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서울과 과천은 이미 대중교통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다. 그런데도 서울과 과천을 포함한 수도권 노선이 계속 운영됐고, 최근 3년간 예산도 거의 같은 수준으로 반복 편성됐다. 


평가단은 1978년에 사업을 시작하게 만든 조건이 지금도 유효한지를 물었다. 결국 수도권 노선은 폐지하고, 세종 등 상대적으로 교통이 불편한 지역과 장애공무원 지원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도록 했다.


이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사업이 오래됐다는 사실 자체가 폐지 사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시작하게 만든 환경이 여전히 유효한지를 다시 묻는 데 있다. 지출구조조정은 단순히 오래된 사업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정책의 전제가 지금도 성립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사례는 조금 다르다. 금연정책의 필요성 자체가 문제였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12개의 내역사업이 장기간 누적되면서 대상과 기능이 서로 겹치고, 일부 사업의 이용률과 집행실적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평가단은 금연정책을 축소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유사한 사업을 다시 정리하고 성과지표를 개선해야 한다고 보았다. 특히 단순한 이용률을 성과로 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도약계좌 사례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드러났다. 사업의 필요성은 인정됐지만 가입자의 납입과 정부기여금 지급 사이의 시차 때문에 내부에 유보금과 이월금이 계속 쌓였다. 2025년 교부예산현액 6,660억 원 가운데 집행액은 4,111억 원이었고, 2,549억 원이 남았다. 


통합평가는 사업을 없애기보다 실제 집행에 필요한 만큼 예산 규모를 다시 계산하고, 절감한 재원을 저소득 청년의 가입 유지율을 높이는 데 활용하도록 권고했다. 이 사례는 지출구조조정이 정책의 목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님을 잘 보여준다. 정책목표가 타당하더라도 필요한 예산보다 많은 돈이 배정돼 있다면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 필요한 사업이라고 해서 필요한 예산이 무한정 커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사업 자체를 종료해야 한다는 판정도 있었다. 3D 프린팅 산업육성 기반 구축 사업은 2015년부터 추진됐지만 사업의 중심이 제조혁신 실증, 솔루션 개발, 사업화 등 민간 적용 단계로 이동했고, 산업부·중기부·지자체·테크노파크 등에도 유사한 지원사업이 다수 존재했다. 평가단은 안전교육, 실태조사, 정보 제공 등 정부가 계속 담당할 기능은 다른 사업으로 이관하되, 산업 확산 지원은 민간이나 다른 부처 사업으로 넘기도록 하고 해당 사업은 폐지했다.


이처럼 재정평가는 단순히 좋은 정책과 나쁜 정책을 가르는 작업이 아니다. 사업을 시작하게 만든 조건이 여전히 존재하는지, 성과지표가 제대로 설계돼 있는지, 집행되지 못한 돈이 내부에 쌓여 있지는 않은지, 유사한 기능을 여러 부처가 나눠 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따지는 과정이다. 통합평가 사례를 보면 목적의 시효, 잘못된 성과지표, 잔류재원, 성과 입증보다 빠른 예산 확대, 기능의 중복이라는 몇 가지 반복되는 문제가 나타난다.



구조조정을 상시적인 재정 운용으로


이런 평가체계가 중요한 이유는 지출구조조정을 정치적인 구호가 아니라 상시적인 재정 운용 방식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예산을 줄여야 할 때마다 정부가 일괄적으로 몇 퍼센트를 삭감하는 방식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필요한 사업도 같이 줄어들 수 있고, 부처는 겉으로 예산을 줄인 뒤 다른 항목에서 다시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사업별 필요성과 성과에 근거해 구조를 조정해야 하는 이유다.


2027년 예산안에서 구조조정으로 확보한 재원이 어디로 이동했는지도 중요하다. 가장 뚜렷한 방향은 성장잠재력 제고다.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 관련 투자는 10조 8천억 원에서 21조 3천억 원으로 확대된다. 반도체 생산거점과 원천기술, 전력·용수·산업단지 같은 기반시설을 지원하고, 독자 AI 모델 개발을 위해 GPU 1만장과 데이터·인재를 지원한다. 핵융합, SMR,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등 전략기술에 대한 투자도 늘어난다.


이런 지출은 단기 경기부양과는 성격이 다르다. 소비를 늘려 당장의 총수요를 자극하는 재정이라기보다 기술, 인프라, 인적자본에 투자해 공급능력을 높이려는 재정에 가깝다.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드는 한국 경제에서는 노동 투입을 계속 늘리기 어렵다. 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생산성과 자본의 질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청년 지원도 같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2027년 청년정책은 인재양성, 취업 경험, 직업훈련, 창업, 자산형성, 주거, 혼인·출산을 하나의 생애주기 안에서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대됐다. 첨단산업 부트 캠프를 늘리고 대학생 6만 명에게 인턴 학기 기회를 제공하며, 주거와 자산형성 지원도 확대한다. 청년을 단순한 복지 수혜자로 보기보다 미래의 생산 주체로 본다면 이런 지출은 인적자본 투자로 해석할 수 있다.


신규 지출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좋은 지출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늘 확대하는 AI, 청년, 지방 사업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평가의 대상이 돼야 한다. AI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성과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청년정책이라고 해서 비효율이 허용되는 것도 아니다. 정부가 특정 기업의 비용을 대신 부담하는 보조금 경쟁으로 흘러가거나, 비슷한 청년사업이 여러 부처에서 중복된다면 몇 년 뒤에는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재정평가의 진짜 의미가 있다. 


구조조정은 과거 사업에만 적용하고 새로운 국정과제에는 예외를 두는 제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사업은 처음에는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그 필요성이 시간이 지나도 계속 유지되는지를 다시 묻는 장치가 부족했다는 데 있다. 신규사업을 만들 때부터 언제까지 사업을 유지할 것인지, 어떤 성과를 달성해야 계속 지원할 것인지, 민간이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면 언제 정부가 빠질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통합평가도 아직 완성된 제도는 아니다. 첫해에는 구조조정 대상 비중이 36.2%에 달했지만 분야별로 보면 25%에서 50%까지 상당한 차이가 났다. 감액 판정을 받은 사업에 일률적으로 15% 이상 감액을 요구하는 방식도 사업별 문제의 크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안전이나 복지처럼 단순 감액이 해답이 되기 어려운 분야도 있다. 


평가 기준의 일관성과 감액률의 정교화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방향은 분명하다. 재정사업 평가는 더 이상 예산편성과 분리된 사후적 성적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실제로 통합평가는 감액 사업에는 차년도 예산요구 때 15% 이상 감액하도록 하고, 폐지 사업은 예산요구 자체를 할 수 없도록 했으며, 통합 사업은 다른 사업과 합쳐서 요구하도록 했다. 반대로 우수사업에는 평가유예와 증액 권고라는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평가와 예산을 직접 연결해야 평가가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다.


의무지출 개혁도 피할 수 없다. 재량지출만 줄이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고령화와 인구구조 변화가 계속되면 연금, 건강, 복지, 지방이전 등 경직적인 지출의 비중은 계속 커질 가능성이 높다. 교육교부금 연동구조 개편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학생 수와 교육수요가 크게 달라지는 상황에서 세수 증가에 따라 자동적으로 지출이 늘어나는 구조가 계속 적정한지 검토해야 한다.


그렇다고 지출구조조정을 작은 정부와 동일시할 필요는 없다. 정부지출을 무조건 줄이는 것이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크기가 아니라 재정의 효과다. 민간이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사업, 정책목표가 사라진 사업, 유사 기능이 중복된 사업은 줄이는 것이 맞다. 반대로 AI 인프라, 기초기술, 재난안전, 인력양성처럼 외부효과가 크고 민간이 충분히 공급하기 어려운 분야에는 더 많은 재정이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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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곳에 더 쓰는 재정으로


그런 의미에서 확장재정과 지출구조조정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함께 가야 한다. 구조조정 없는 확장은 기존 지출의 관성 위에 신규사업만 쌓아갈 위험이 있다. 반대로 미래투자 없는 구조조정은 단순한 긴축에 그칠 수 있다.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분야에는 재원을 과감히 투입하되, 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성과가 낮은 기존 지출은 계속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회 심의에서도 이 원칙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사업이 지역 요구나 이해관계자의 압력으로 다시 살아나고 신규사업만 추가된다면 재정 재배치의 취지는 사라진다. 반대로 정부가 제시한 구조조정 규모가 단순한 집행 잔액이나 자연감소분을 포함해 부풀려진 것은 아닌지도 확인해야 한다. 얼마나 많이 줄였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무엇을 왜 줄였는지를 따져야 한다.


결국 2027년 예산안을 평가하는 기준은 820조 9천억 원이라는 총액 하나가 될 수 없다. 38조6천억 원의 지출구조조정이 실제로 성과가 낮거나 시대적 필요성이 줄어든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이었는지, 그렇게 확보한 재원이 AI, 인적자본, 지역경제 등 더 높은 사회적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분야로 이동했는지가 중요하다.


2026년 통합재정사업 성과평가가 보여준 것도 바로 이것이다. 사업이 필요하다고 해서 예산규모까지 자동으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며, 한때 필요했던 사업이라도 환경이 달라지면 종료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성과가 확인되는 사업에는 더 많은 재원을 배분할 수도 있어야 한다.


좋은 예산은 많이 쓰는 예산도, 무조건 적게 쓰는 예산도 아니다. 시대가 변하면 재정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능력 못지않게 오래된 사업을 끝낼 수 있는 능력, 성과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자원을 옮길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2027년 예산안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도 바로 여기에 있다. 12.8%라는 큰 폭의 지출 증가 속에서도 기존 사업을 다시 들여다보고 재정의 방향을 바꾸려 했다는 점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작업을 한 번으로 끝내지 않는 것이다. 평가와 예산편성을 연결하고, 신규사업도 언젠가는 다시 평가받도록 하며, 성과가 낮은 지출은 상시적으로 정리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히 큰 재정도, 작은 재정도 아니다. 필요한 곳에는 과감하게 쓰고, 필요성이 줄어든 곳에서는 과감하게 거둘 수 있는 재정이다. 2027년의 지출구조조정과 통합재정사업 성과평가가 그런 재정 운용 방식으로 정착할 수 있다면 이번 예산안의 의미는 단순한 820조 원의 확장재정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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